출근길 지하철행동 진행한 뒤, 장관 집 앞까지 행진
경찰이 정문 막아섰지만, 예정대로 포체투지 진행
탈시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예산 차별 말아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장애인 탈시설과 자립생활센터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차별적인 예산 편성을 비판하며 정은경 장관의 집 앞까지 찾아가 면담을 요구했다.
전장연은 18일 오전 8시 ‘7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한 직후 기획예산처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재정정보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용산구 후암동 정 장관의 자택이 있는 아파트 정문 앞까지 행진했다.
경찰이 정문 앞을 막아서자 장애인들은 휠체어에서 바닥으로 내려와 경찰과 충돌했다. 이후 면담 요구안을 이춘희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에게 전달했다.
전장연은 지난 2025년 정 장관이 장관 후보자 시절 면담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면담 의사가 확인될 때까지 정 장관의 집 앞에서 매일 포체투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포체투지란 두 팔꿈치, 두 무릎, 이마를 모두 땅에 대고 절박함을 표하는 불교의 예경 방식인 오체투지를 장애인의 몸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신체의 다섯 부분을 의미하는 오(五) 대신 기어갈 포(匍)를 사용한다. 오체투지 자세를 취하기 힘든 장애인은 온몸을 땅에 붙이고 기는 포체투지를 통해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호소해 왔다.
전장연은 장애인거주시설에서 학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음에도, 복지부가 장애인 탈시설 예산보다 거주시설 예산을 94배나 많이 편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의 학대 사건은 2025년부터만 해도 울산 태연재활원, 강원 원주복지원, 인천 강화 색동원, 세종 해뜨는집, 경기 안성 한길마을, 울산 반구대 병원 등에서 잇따라 확인됐다.
하지만 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장애인거주시설 예산은 전체 장애인 관련 예산 5조 9천억 원 중 12%에 해당하는 7409억 원이다. 반면 장애인의 탈시설을 지원하고 시설화 방지를 위해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 예산은 78억 원 편성에 불과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복지시설과 비교해 부당한 대우
한편 전장연은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운영하며 권익옹호 활동과 동료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역시 복지시설과 비교해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2026년 장애인자립생활지원시설을 장애인복지시설의 한 종류로 신설했다.
문제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장애인자립생활지원시설이 동일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지만, 장애인자립생활지원시설은 복지시설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예산을 지원받는 데 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인건비 기준은 5명, 복지시설인 장애인자립생활지원시설의 인건비 기준은 7명으로 약 1억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강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이를 위한 예산의 증액을 기획예산처에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재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 소장 역시 “복지관과 거주시설은 몇십억, 몇백억의 예산을 받고 있다”라며 “20년 넘게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자립운동을 이끌어왔던 자립생활센터는 왜 이렇게 천대받아야 합니까?”라고 성토했다.